김정일 쓰러뜨린 급성심근경색 따져보기

중년 돌연사 주범… 예방이 치료다

화순클릭 570yong@paran.com
2012년 01월 02일(월) 17:51


북한은 12월 19일 조선중앙TV를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17일, 달리는 열차 안에서 중증 급성 심근경색과 심장성 쇼크가 발생해 구급치료를 했으나 오전 8시30분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병리해부검사를 통해 밝혀진 정확한 사망 원인은 중증 급성심근경색과 심장성 쇼크다. 김일성에 이어 김정일까지 쓰러뜨린 급성심근경색은 우리나라 돌연사 원인의 70~80%를 차지하는 중년 돌연사의 주범이다. 급성심근경색은 90분 안에 응급조치를 하지 않으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심각한 질환이다. 가슴을 조이거나 누르는 듯한, 터질 듯한 가슴통증이 주요 증상이다.

갑자기 찾아오는 급성심근경색증은 심장에 혈액과 영양분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혈전 때문에 완전히 막히고, 결국 심장 근육이 죽는 상태다. 일단 심근경색증이 발생하면 응급실로 실려오기 전에 약 30%가 죽고, 응급실에 온 후에도 약 10%가 죽는 심각한 질환이다.

요즘은 젊은 층에서도 심장과 혈관에 문제가 생기는 심혈관질환이 늘고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지나친 음주와 흡연, 스트레스 등으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혈전이 쌓여 혈관이 좁아지고 심하면 막히는 것이다.

특히 겨울은 고혈압, 협심증, 뇌졸중 등 각종 심혈관질환 주의보가 내리는 시기다. 통계상 여름철보다 33% 정도 많은 환자가 발생한다. 날씨가 추울수록 혈관이 수축되고, 혈관이 수축되면 혈압이 높아지고, 좁아진 혈관에 콜레스테롤이 차서 막힐 가능성이 높아진다. 기온이 10도 떨어지면 혈압이 13mmHg나 올라가는 만큼 평소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요주의 대상이다.

시간상으로는 김정일이 쓰러진 아침시간이 하루 중 가장 위험도가 높다. 교감신경이 흥분돼 있는 아침에는 혈압이 올라가고 혈액이 응고돼 혈전이 많이 생기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이 발생하기 쉽다.

흔히 급성심근경색 하면 남자들의 병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여성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남성보다 혈관이 좁은 여성은 일단 발병하면 치료가 쉽지 않고 재발도 잘 된다. 또한 초기 증상으로 메스꺼움과 속 쓰림 등 대수롭지 않은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남성보다 사망률이 더 높다. 특히 폐경이 되는 순간 고지혈증이나 고혈압, 당뇨, 스트레스 등이 많이 증가하면서 급성심근경색 발생률이 높아진다.

# 왜 발생하나…가족력도 요인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나타나면 급성심근경색일 수 있다. 소화가 안 되는 것처럼 더부룩하거나 속 쓰림, 구역질, 구토를 하거나 식은땀, 어지럼증을 보이기도 한다. 또한 목이나 어깨, 왼쪽 팔 부위에 이유 없는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심근경색은 가족력이 있는 질환으로 가족 중에 환자가 있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걸릴 확률이 높다. 또한 고혈압, 당뇨병, 비만, 스트레스도 심근경색의 위험요소다. 김일성과 김정일은 모두 비만형 체형이면서 육식을 좋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정일의 경우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 흡연, 가족력·경쟁적 성격 등 상당히 많은 위험 요인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심근경색증은 50% 이상 환자가 평소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 갑작스럽게 발생한다. 일단 급성심근경색이 발생하면, 빠른 시간 안에 병원을 찾아 막힌 혈관을 넓혀주는 치료가 필요하다.

전두수 인천성모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막힌 혈관에 작은 관을 삽입해 혈전을 빼내거나 풍선, 스텐트라는 금속망으로 막힌 부위를 바로 열어주는 관상동맥중재술을 하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급성심근경색은 시간이 늦어지면 자칫 목숨이 위험하고, 치료 후에도 관리를 소홀히 하면 재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예방이 곧 치료라 할 수 있다.

급성심근경색으로 치료받은 적이 있거나 걱정되는 사람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사이트를 통해 급성심근경색을 치료할 수 있는 병원정보나 평가에 대해 미리 알아두면 좋다.

# 기름진 음식과 술 담배 멀리



급성심근경색을 막기 위해서는 심장과 혈관의 건강을 미리미리 지키는 식습관으로 바꿔야 한다. 적정체중을 유지하는 정도의 소식을 하되 현미와 같은 잡곡류를 섭취하고, 육류보다는 콩과 생선 등으로 대신하는 게 좋다. 과식을 하거나 짜게, 달게 먹는 것은 금물이다. 예를 들어 단 음식은 혈중 중성지방 수치를 올린다. 고기 등 기름진 음식보다는 저지방 식품 위주로 먹는다.

심혈관질환을 예방, 개선하는 데 좋은 영양소는 채소와 과일에 많은 식이섬유를 비롯해 비타민 C·E·베타카로틴 등의 항산화비타민과 셀레늄, 오메가-3나 오메가-6 등 불포화지방산, 혈압을 낮추는 칼슘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꾸준히 한다. 가벼운 운동은 심장근육을 발달시키고 고혈압 예방,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 수치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적어도 일주일에 3회 이상, 한 번에 30분 이상 땀이 촉촉이 날 정도의 운동을 한다.

최유정 교수는 “하지만 이미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이 있다면 무리한 운동이 되지 않도록 주치의와 상의한 후에 운동을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관에 도움이 되는 운동으로는 걷기, 조깅, 수영, 자전거 타기 등의 유산소 운동이 좋다. 운동시간은 쌀쌀한 새벽을 피하는 게 좋다. 낮은 온도에서 갑자기 무리한 운동을 하면 뇌졸중, 협심증, 심근경색 등으로 인한 돌연사 위험이 그만큼 더 커진다.

하지만 술, 담배는 멀리해야 한다. 요즘처럼 술자리가 많은 경우에는 과음을 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술을 마실 때는 전체 칼로리의 15% 이하로 마시고, 하루 50㎖를 넘지 않게 한다.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담배 때문에 더욱 좁아지고 막히는 혈관을 생각한다면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금연 1년이 지나면 심장의 동맥경화에 대한 위험성은 금연 전과 비교해 반으로 줄어든다. 담배를 피울 때 흡입되는 일산화탄소가 동맥 내벽을 손상시키고, 혈전을 만들어 심근경색증이 생기기 쉽다.

스트레스 관리 또한 중요한데, 스트레스를 잘 받는 사람은 그때그때 풀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는 게 좋다.

이미 고혈압이나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등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다면 잘 관리하고, 매년 심장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만이 아니고 적정체중이더라도 중장년을 괴롭히는 뱃살, 즉 복부비만인 경우에는 심혈관질환이 생기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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