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일하고도 죄송하다는 화순농협 왜?

매일 2천장씩 자체 조달 보건용 마스크 개당 1,200원 노마진판매
공적 마스크 하루 200매 불과...구입 못한 고객들에게 연신 ‘죄송“

김동국 · 박미경 기자 mkp0310@hanmail.net
2020년 03월 04일(수) 09:25
화순농협에서 자체 조달한 보건용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한 고객들의 긴 줄 .
화순농협(조합장 조준성)이 착한 일을 하고 주민들에게 욕을 먹으면서도 연일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여야 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마스크 구입에 어려움을 겪으며 코로나19 감염 공포에 떨고 있는 주민들을 위해 매일 2천장의 보건용 마스크를 자체 조달해 팔면서도 마스크를 구입하지 못한 주민들의 불만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지난달 정부는 우체국과 농협 하나로마트 등을 통해 매일 수백만장의 공적마스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화순농협으로 언제부터 마스크를 판매하느냐는 전화가 폭주했다. 언제부터 공급되는지 관계기관에 문의했지만 확답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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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구하려는 고객들의 절박함이 느껴지는 상황에서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기에 조준성 조합장과 윤일영 상임이사, 최우현 하나로마트 점장 등 모든 인적자원을 총동원해 마스크 확보에 나섰다.

다행히 제조업체로부터 매일 2천장씩 총 5만매의 보건용 마스크 공급을 약속받았다.

자체조달한 마스크 판매 첫날인 지난달 27일, 화순농협 하나로마트 앞은 마스크를 구매하려는 주민들이 수백미터의 긴 줄을 만들었다. 새벽 5시 무렵부터 줄을 섰다는 주민들도 있었다.

공급받은 마스크는 2천장, 보다 많은 고객들에게 마스크가 돌아갈 수 있도록 1인당 5장씩 판매량을 제한하면서 400명이 마스크 구입의 기쁨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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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소문이 나면서 매일 아침 화순농협 하나로마트 앞 수백미터의 긴 줄은 일상적인 풍경이 됐다. 마스크를 구입하지 못한 고객들의 항의는 직원들의 몫이다.

주민들의 번거로움을 덜어주기 위해 발부하는 번호표를 받지 못한 주민들은 안타까움의 탄식과 함께 마스크를 구입하지 못한 실망감을 직원들에게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조준성 조합장을 비롯한 직원들은 그저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일 뿐이다. 고객들의 절박함을 알면서도 더 많은 마스크를 확보해 판매하지 못한데 따른 미안함 때문이다.

제조업체에서 구입한 가격에 마진을 붙이지 않고 시중보다 저렴하게 개당 1,200원에 판매하면서도 고객들의 항의에 그저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인다.

지난 3일부터 공적마스크이 시작됐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 화순농협에 공급되는 공적마스크는 하루 200장, 고객들의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조준성 조합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마스크 구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민들을 위해 시작했지만 보다 많은 분들에게 혜택을 드리지 못해 죄송하고 안타깝다”며 “여건이 허락하는 한 마스크 판매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화순농협 하나로마트 자체조달 보건용 마스크는 오전 8시 30분부터, 공적마스크는 오후 2시부터 판매된다. 물량이 확보된 경우에 한해서다. 공적마스크 판매가는 공급가격에 따라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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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국 · 박미경 기자 mkp03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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