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뛰는 조준성 화순농협 조합장 ‘심쿵’ 미생물 배양액 자체생산...직접 운전대 잡고 조합원에 전달 박미경 기자 mkp0310@hanmail.net |
2020년 06월 17일(수) 09:07 |
가뜩이나 어려운 농촌에서 생명산업인 농업을 지키고 있지만 농기계 구입이나 조작이 어려워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인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선 것이다.
농작업 대행은 고령농업인이나 여성농업인 등 취약농가를 우선으로 영농 초기단계부터 수확까지 현장으로 직접 찾아가 농기계가 필요한 농작업을 대신해주는 사업이다. 영농단계별로 필요한 작업만 이용해도 된다.
지난해까지는 벼 육묘 공급 위주로 이뤄졌지만 올해부터는 농협에 영농을 위탁하면 파종과 육묘는 물론 경운작업, 이앙작업, 방제작업, 수확까지 농협이 책임지고 대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올해는 쌀 소비 감소에 대응하고 수도작 위주의 농업에서 벗어나기 위해 ‘콩’을 대행사업 품목에 올렸다. 콩을 육묘로 키워 콩이식기를 이용해 논이나 밭에 심고 수확까지 책임지는 시스템을 도입한 것. 수확한 콩은 화순농협 로컬푸드직매장을 통해 소비자와 직거래할 수도 있다.
농작업 대행사업에는 공공연하게 “농협의 존재이유는 농민이다. 농민이 먼저다”를 외치며 농민들이 한 푼이라도 더 벌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조준성 조합장의 의지가 담겼다.
지난해 3월 당선된 조준성 조합장은 취임 첫해부터 태풍으로 쓰러진 벼를 수확하지 못해 발을 구르는 조합원을 찾아가 직접 콤바인을 운전하며 수확을 도왔다.
웬만하면 콤바인 소유자에게 수확을 맡기고 있는 상황에서 콤바인 소유자는 쓰러진 벼를 수확할 경우 기계고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난색을 표하고, 쓰러진 벼를 세울 일손은 구하기 어려워 울상짓는 조합원을 위해 팔을 걷어 부친 것.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초선 조합장의 보여주기식 쇼’가 아니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계속되는 조준성 조합장의 발로 뛰는 행보에 그의 진심을 알아주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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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사회활동이 정지되면서 일손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진 요즘, 이앙기를 이용한 모내기 현장에 조준성 조합장이 나타났다. 고추나 과실수, 채소류 등에 한참 양분공급이 필요한 시기에도 조 조합장은 대형 양액차를 운전하며 조합원 앞에 모습을 보였다.
조 조합장은 농약사용을 줄이고 땅심을 높이기 위해 화순농협이 자체적으로 만들어 보급하고 있는 ‘젤라틴키틴 미생물 배양액(GCM)을 조합원들에게 무상으로 나눠주기 위해 직접 운전대를 잡았다.
당초 배양액은 조합원들이 직접 농협으로 찾아와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고령인데다 차량이 없어 가져가고 싶어도 가져가기 어려운 조합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더 많은 조합원들에게 배양액을 나눠주려 운전석에 올랐다.
직원들을 시킬 수도 있지만 영농기를 맞아 농작업 대행서비스에다 미생물 배양액까지 만들며 누구보다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직원들의 일을 덜어주지는 못할망정 더 보탤 수는 없다는 마음도 담겼다.
배양액은 조합원이 아닌 농민들에게도 나눠줬다. 한때는 화순농협의 조합원이었지만 고령 등으로 인해 직접 농사를 짓지 못하거나 아직 조합원 가입을 못한 농민들과 함께 더불어 잘사는 농촌을 만들어가고 싶어서다.
조합원들의 반응도 좋다. 배양액을 전달받고 농협에 대한 기대와 화순농협조합원이라는 자긍심과 함께 조합원들의 얼굴에 핀 감사의 미소는 말보다는 행동으로 실천하며 발로 뛰는 조합장, 농민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는 농협이 되어야겠다는 의지를 다지게 했다.
조준성 조합장은 “고령화와 일손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위해 농작업 대행사업을 확대하고, 농업인들의 편익제공과 경영비 절감을 위해 최선을 다하며 조합원의 행복과 농업소득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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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경 기자 mkp031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