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복 일대 침수피해 ‘인재’ 논란 확산 장마 끝날 기미 없는데 만수위 유지하다 갑자기 초당 600여톤 방류 박미경 기자 mkp0310@hanmail.net |
2020년 08월 11일(화) 23:40 |
하천 범람으로 물바다가 된 동복면 연둔리 일대 |
계속된 집중호우로 동복천의 수위가 급격히 올라가 있는 상태에서, 8일 새벽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가 동복천 상류에 위치한 동복댐 수문을 갑자기 개방하면서 하천 범람으로 인한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이다.
지난 7일 오후 1시 10분경 화순군에는 호우경보가 발령됐고, 동복댐 유역인 이서면은 하루 강우량이 264mm를 기록하는 등 동복면을 포함한 이서면과 백아면 일대에 많은 비가 내렸다.
8일 오전 3시 17분경 댐 수위가 계획홍수위에 이르자 안전을 우려한 영산강 홍수통제소는 동복댐 수문 개방을 요구했다.
이에 동복댐을 관리하는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오전 5시 40분경부터 수문 개방을 시작했고, 오전 10시 50분경 이후부터는 수문을 모두 열고 초당 평균 608t의 물을 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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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수문 개방은 동복댐 일대 주택과 농경지 침수로 이어졌다. 특히 동복면 천변리와 한천리, 연월리, 연둔리가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동복면 한천리와 천변리 주민 110여 명은 동복초등학교로 긴급대피했고, 동복천 범람으로 연월 2리, 연둔 1·2리 마을은 진입로가 물에 잠기면서 주민 100여명이 한동안 고립되며 불안에 떨었다.
동복댐 바로 아래 위치한 연월 2리는 급류에 상수도관이 파열되면서 급수가 끊기면서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동복천 하류인 사평면 장전리도 하천이 범람하면서 주택 9채, 축사 1동, 농경지 90ha가 물에 잠겼다. 동면 동천도 범람해 인근 마을 주민 141명이 복지센터로 긴급 대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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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가 동복댐 방류로 인한 피해 최소화를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갑자기 수문을 활짝 열면서 침수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복댐은 긴 장마로 인해 지난달 중순부터 만수위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연일 집중호우를 동반한 장마가 계속될 경우 수문개방을 통한 방류는 당연한 수순이고, 갑작스럽게 많은 양의 물이 방류될 경우 하류지역의 침수는 불 보듯 뻔한 결과다.
때문에 광주시에서는 사전에 수위조절 등을 통해 담수량을 관리하면서 방류로 인한 피해 최소화를 위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 영산강 홍수통제소가 수문개방을 요구할 때까지 광주시가 담수량 관리를 위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는 의문이다.
피해 주민들은 “집중호우가 계속되며 동복댐이 만수위에 이르렀는데도 광주시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갑작스럽게 수문을 열면서 피해를 키웠다”며 “이번 수해는 광주시의 안일한 대응이 더해진 인재”라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광주시에 강력하게 항의하고 반드시 피해보상 등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화순군의회에서도 광주시에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대책마련과 피해보상 등을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한편 광주시민들의 상수원인 동복댐은 화순군 동복면 일원에 위치하지만 관리권은 광주시가 가지고 있다.
박미경 기자 mkp031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