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교체한다면서 11년 된 소화기?

화순관내 문화재·문화유산 화재진화용 소화기 관리 엉망 배경 의혹
적정압력 떨어져 사용불가능하거나 사용연한 넘은 소화기 버젓이 자리

박미경 기자 mkp0310@hanmail.net
2020년 08월 28일(금) 10:33
(왼쪽부터) 2009년에 제작된 오지호 생가 소화기, 제조연도조차 알 수 없는 환산정 소화기.
화순군이 각종 문화재와 문화유산에 비치한 소화기 관리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진 것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소화기 관리실태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매년 예산을 세워 사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낡거나 사용연한이 지난 소화기를 교체하고 있지만 사용불가능한 소화기가 버젓이 자리를 차지하면서 실제 교체가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화순군에는 국가나 전라남도에서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한 지정문화재 81개소와 화순군에서만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하고 있는 향토문화유산 67점이 있다.

이중 목조시설물에는 화재발생 시 진화를 위해 소화기가 비치돼 있고, 낡거나 사용불가능한 소화기 등은 매년 예산을 투입해 교체하고 있다는 것이 화순군의 설명이다.

향토문화유산의 경우도 2년에 한번씩 이뤄지는 정기점검에 맞춰 소화기의 상태를 확인하고 이상이 있는 소화기를 교체한다.

하지만 일부 문화재와 문화유산에는 사용이 불가능 해보이거나 사용연한이 넘은 소화기가 버젓이 비치돼 있어 소화기 교체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이 일고 있다.

화순향토문화유산 우리나라 근대 서양화의 대가이자 한국적 인상주의 화풍의 개척자로 알려진 오지호 화백이 어린시절 살았던 동복면 생가의 경우 2009년에 제작된 소화기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소화기의 사용연한은 10년, 매년 사용불가능한 소화기를 교체하고 있다지만 사용연한이 넘은 소화기가 비치돼 있는 것.

화순군향토문화유산 35호로 지정된 환산정에 비치된 소화기는 눈으로 봐도 사용이 불가능한 상태다.

소화기 전체에는 녹이 슬어있고 손잡이 부분은 갈라진데다 압력계도 적정압력을 벗어나 교체시기가 훨씬 지났음을 알 수 있다. 소화기에 부착된 상표도 낡을대로 낡아 제조년도 확인도 어렵다.

상황이 이렇지만 화순군은 매년 얼마의 예산을 투입해 한해 몇 대의 소화기를 교체했는지에 대한 자료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2년에 한번 향토문화유산 전체에 대한 정기점검이 이뤄지고 있고, 매년 예산을 투입해 낡고 노후된 소화기를 교체한다는 상황에서 어떤 이유로 사용연한이 넘거나 사용 불가능한 소화기가 비치돼 있는지에 대한 화순군의 납득할만한 해명이 요구된다.
박미경 기자 mkp0310@hanmail.net
이 기사는 화순클릭 홈페이지(xn--py2b77m0om3vf.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xn--py2b77m0om3vf.kr/article.php?aid=710733410
프린트 시간 : 2025년 01월 12일 22:4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