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인사사고 화순경찰 구명운동 논란

직장협의회 주도 구명운동...경찰조직의 범법자 감싸기인가 시선 싸늘

박미경 기자 mkp0310@hanmail.net
2020년 09월 15일(화) 09:49
"군민의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군민이 만족하는 치안활동을 통해 군민이 의지할 수 있는 경찰상 확립에 최선을 다 하겠다"

지난달 18일자로 제79대 화순경찰서장에 취임한 임경칠 총경의 일성이다. 하지만 경찰을 중심으로 음주운전을 하다가 인사사고를 낸 동료경찰에 대한 구명운동이 이뤄지면서 군민이 만족하는 치안활동 의지가 의심받고 있다.

음주운전은 ‘살인’이라는 국민의식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화순경찰이 음주운전 인사사고를 낸 동료경찰 구명운동에 나서면서 적정한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임경칠 서장 취임 첫날, 화순경찰서 A경위의 음주운전 사고 소식이 전국 뉴스를 장식했다.

A경위는 이날 저녁 9시 30분경 만취상태로 능주면 한 도로에서 술을 마시고 오토바이를 운전하다가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던 60대 남성 B씨를 치어 다치게 했다.

소속 경찰관을 직접 수사하지 못하는 수사 규칙에 따라 이 사건은 화순경찰에서 나주경찰로 이첩됐다. 나주경찰은 지난 11일 기소 의견으로 해당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구명운동은 경찰 공무원의 권익과 복지 향상을 위해 만들어진 직장협의회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A경위는 당시 직장협의회 간부를 맡고 있었다.

A경위에 대한 구명운동은 범법자의 숨은 여죄까지도 밝혀 내 처벌해야하는 경찰이 범법자를 감싸는 것으로 비쳐지면서 싸늘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많다.

화순경찰의 구명운동을 지난해 화순군청 공무원들의 C씨에 대한 구명운동에 빗대며 화순지역 공직자들의 범법행위에 대한 의식 수준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는 이들도 상당하다.

지난해 화순군은 화순군산림조합을 중심으로 한 고위공직자들의 뇌물수수 등 비위행위로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다.

관급공사 수주를 위한 산림조합장의 뇌물공여에 이어 군수비서실장 C씨와 각종 계약을 총괄하는 재무과장 D씨의 뇌물수수로 인한 구속은 지역사회를 충격에 빠트렸다. 당시도 화순군청 공무원들은 D씨의 구명운동에 나섰다.

하지만 민간인 신분의 지인들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D씨 구명운동과 달리 A경위 구명운동은 엄정한 법집행을 통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인권을 보호해야할 경찰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씁쓸함이 더 크다.

뺑소니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A경위는 119구조대가 도착하기 전 길을 지나던 지인의 차를 타고 사고 현장을 빠져나갔고, 발목을 다친 B씨는 119구조대 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A경위가 사고 직후 병원으로 이송됐는지 여부는 확인하기 어렵다. 경찰이 “두 사람이 서로 아는 사이였고, A 경위가 더 많이 다쳐 먼저 차를 타고 간 것이고, 도주한 것은 아니다”며 뺑소니 혐의를 제외했지만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박미경 기자 mkp03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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