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의원들은 무슨 말을 주고받았을까?

풍력발전 이격거리 완화·강화 정명조 의원 간여 여부 놓고 의원들간 설전
정명조 “조례에 간여한 바 없어...10호 미만 500→800 강화와도 무관”
동료의원들 “정회 중 논의도 논의·많은 말 해놓고...어떤 중요성 때문에?”

박미경 기자 mkp0310@hanmail.net
2021년 03월 18일(목) 17:16
정명조 의원이 지난해 9월 이뤄진 풍력발전시설과 마을과의 이격거리 제한에 전혀 간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동료의원들이 ‘정회시간에 함께 있으면서 많은 말을 했지 않느냐’고 받아치면서 이격거리 제한 대폭 완화와 소폭 강화가 이뤄진 2020년 9월 24일 정명조 의원이 속한 산업건설위원회에서 어떤 말들이 오고갔는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특히 다음날인 25일 이격거리 제한이 소폭 강화된 것과 관련 정 의원이 ‘밖에서는 나도 (이격거리 강화를) 같이 한 것으로 안다. 나는 간여하지 않았다’고 강조하면서 속내를 궁금케 했다.

정명조 의원의 주장은 얼핏 이격거리 강화를 요구하는 주민들을 의식한 해명으로 비쳐졌지만 10호 미만 마을과의 이격거리가 500→800m로 강화된 과정에 간여하지 않았음을 강조하는데 상당시간을 할애하면서 고개를 갸웃케 했다.

지난 2020년 9월 24일 이선·정명조 의원이 속한 화순군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풍력발전시설과 마을과의 이격거리 대폭 완화를 골자로 하는 ‘화순군 도시계획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조례안을 대표발의한 이선 의원은 마을과의 이격거리를 10호 이상과는 2km→800m, 10호 미만은 1.5km→500m로 줄이자고 요구했지만 4시간여에 걸친 마라톤회의 끝에 10호 이상과는 1.2km, 10호 미만과는 500m 거리를 두는 것으로 의결됐다.

이선 의원 입장에서는 만족할만한 결과가 아니었다. 하지만 다음날인 25일 본회의에서는 더 불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다.

본회의 직전 이선, 정명조 의원을 제외한 류영길, 윤영민, 임영님 등 3명 의원에 의해 10호 미만 마을과의 이격거리를 500m→800m로 소폭 강화하는 내용의 수정조례안이 본회의에 상정돼 의회를 통과했다.

이와 관련 정명조 의원은 17일 열린 도시과 소관 업무보고에서 “외부에서 오해가 많다”며 “나는 풍력발전시설 이격거리 조례에 전혀 간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처음 화순군에 의해 이격거리가 규정된 2019년 9월은 "총무위 소속이어서 심사에 간여하지 않았고, 본회의 의결과정에도 반대의견이나 질문을 하지 않았다”는 것.

이후 이격거리 대폭 완화가 추진된 “2020년 6월에는 산건위 소속이지만 (이격거리 완화에?) 전혀 찬성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당시 이선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조례안은 다수의 반대로 부결됐다.

이어 “2020년 9월에도 전혀 간여하지 않았고, 아무런 의견도 제시하지 않고 동료의원들의 질의응답을 청취하기만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9월 24일과 25일을 언급하며 의회 회의록을 근거로 “24일에는 4시간여에 걸친 상임위 심사가 이뤄졌지만 나는 아무런 발언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회의록에 자신의 발언이 전혀 기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이격거리 완화를 성토하는 주민들을 의식한 해명으로 비쳐졌다. 하지만 “지난해 9월 25일 본회의장에 제출된 수정조례안은 이선 의원과 자신을 제외한 류영길, 윤영민, 임영임 3명 의원에 의해 이뤄졌고, 나는 간여하지 않았다”고 수차례 강조하면서 고개를 갸웃케 했다.

이에 류영길 의원이 “당시(9월 24일) 5명이 상임위에서 치열하게 토론했고, 2시간가량 정회 시간에도 논의했으며, 25일 결정도 상임위 논의와 연결선에 있다”고 반박하자 “(24일이 아니라) 9월 25일 일을 말하는 것이다”며 시점을 짚었다.

이에 발끈한 류영길 의원이 “정회시간에 (정명조 의원도) 많은 말을 했지 않냐”고 힐난하자 “25일을 말하는 것이다”며 재차 시점을 언급했다.

윤영민 의원도 “정명조 의원은 당시(9월 24일) 공식적으로 발언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정회된 2시간여 동안 같이 있었다. 정회하고 논의하자고 해서 정회했는데, 정회 시간에 이뤄진 논의가 왜 논의가 아니냐”며 발끈했다.

그러자 정명조 의원은 “밖에서는 5명이 (500m에서 800m로) 수정한 것으로 안다”며 “나는 500m에서 800m로 강화되는 과정에 아무런 의견제시를 하지 않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선 의원도 이격거리 소폭 강화와 무관함을 주장하며 “10호 미만 마을과의 이격거리를 500m에서 800m로 수정하는데 동의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윤영민 의원은 “어떤 중요성 때문에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웃했고, 류영길 의원이 “해석에 따라 다르다”며 토론 종결을 선언하면서 하루밤 사이 대폭 완화와 소폭 강화가 이뤄졌던 그날을 둘러싼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박미경 기자 mkp03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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