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할 수 있다...장애인직업재활시설의 비상

자체브랜드 ‘숲정이’ 개발·원가절감 및 고급화 전략으로 타월시장 공략
중증장애인 자립 지원 및 돌봄 역할 톡톡...기술 나눔 통한 상생 실천

박미경 기자 mkp0310@hanmail.net
2021년 08월 19일(목) 16:19
화순군 장애인직업재활시설(센터장 임탁진, 이하 직업재활시설)이 중중장애인들의 자립기반 마련을 위한 기술 지원과 가정을 대신한 돌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매년 매출이 상승세를 타면서 시설에 소속된 장애인들과 직원들의 자부심도 높다.

특히 운영비 절감을 위해 본연의 업무 외에도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임탁진 센터장을 비롯한 직원들의 열정과 어렵게 습득한 기술의 나눔을 통해 지역사회와 상생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
▲전국 유일 지자체직영 ‘화순군장애인직업재활시설’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은 장애인들의 직업 재활 능력 향상과 고용 기회 확대를 통하여 자활 여건을 조성하고 복지를 향상시키기 위해 제도적으로 설립된 시설이다.

화순에서는 동면농공단지에 둥지를 틀고 지난 2019년 10월부터 본격 운영됐으며, 20여명의 장애인들이 타월 생산 기술을 익히고 있다.

장애인들이 생산한 제품 구매에 따른 선입견 등으로 인한 어려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화순군이 직접 운영하면서 장애인들이 안심하고 일하며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여건도 갖췄다.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곳은 화순군이 유일하다.

<>
▲기술도 배우고 돌봄도 받고...더불어 함께

직업재활시설에서는 기술만 가르치지 않는다. 다양한 사회적응훈련도 이뤄진다. 시설에 소속된 장애인들의 대다수는 중증의 지적장애인이다. 신체적으로 건강해도 늘 누군가의 돌봄을 필요로 하기에 가족들의 고충이 크다.

하지만 이를 나눌 수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직업재활시설에서는 한글과 기본적인 위생 교육 등을 통해 장애인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넓혀 가족들의 돌봄 고충을 나눈다.

볼링과 다트교실, 다육식물키우기, 한달에 한번 진행하는 영화관나들이나 바다로의 여행 등을 통해 사회성을 키우는 등 돌봄 기관의 역할도 소화하며 장애인 가족들과 더불어 함께 한다.

<>
▲배려는 NO! 품질로 경쟁!...‘숲정이’ 브랜드 출시

갈수록 판매처가 늘어나면서 매출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화순 장애인재활시설에서 생산된 타월은 전국 각 시도에서 운영하는 장애인판매시설을 비롯해 전국 각지로 팔려나가고 있다.

근로장애인과 훈련장애인의 비율이 70%를 넘으면서 중증장애인생산품판매시설로 지정, 전국 지자체를 비롯한 공공기관이 수의계약을 통해 우선 구매할 수 있는 조건도 갖췄다.

품질 좋은 제품생산에도 공을 들였다. ‘배려’가 아니라 ‘품질’로 경쟁하기 위해 ‘숲정이’ 브랜드를 출시하고 화순군의 마스코트인 ‘들순이’와 화순8경을 주제로 한 디자인을 개발했다. 원사와 염료의 고급화를 통해 소비자들의 만족도도 높였다.

<>
▲자체 기술력으로 경쟁력 향상...‘일인다역(一人多役)’의 열정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자체 기술력을 통한 원가절감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직원들이 역할을 분담, 기계와 실을 연결하는 연경기술, 기계수리, 타월 디자인 등 다양한 기술도 익혔다.

‘행정실장’, ‘직업훈련교사’, ‘생산판매기사’라는 본업에 디자이너, 기계 수리기사, 연경기술자 등 ‘일인다역’을 소화하다보니 정신이 없지만 직원들 모두 불평 없이 힘을 보탠다.

어렵게 익힌 기술은 관내 영세타월업체와 나눌 계획이다. 화순장애인직업재활시설은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디자인프로그램 구입이 어려워 매번 비용을 지불하고 디자인을 맡기는 영세업체들에게 무료로 디자인 제작을 지원, 나눔과 상생을 실천하려 한다.

<>
▲임탁진 센터장 “장애인들을 위한 제대로 된 시설 만들 터”

화순군장애인직업재활시설이 탄탄히 자리 잡게 된 뒤에는 임탁진 센터장의 노력을 무시할 수 없다.

시설 설립은 타월업체의 요구에 의해 추진됐다. 운영도 특정업체가 내정되다시피 했다. 2016년 11월에 착공해 7개월 만에 완공됐지만 화순군의 예산지원 근거 마련과 장비보강, 증축 등을 이유로 2019년 10월에야 본격 운영됐다.

많은 이들이 ‘제대로 된 운영이 불가능하다. 실패할 거다’며 고개를 저었다. 장애인들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장애인들을 위한 제대로 된 시설을 만들겠다’며 이를 악물었다.

지역발전을 위해 더 큰 꿈을 꾸고 있는 임탁진 센터장은 “직원 모두의 열정이 더해져 생산된 ’숲정이‘ 제품은 여느 업체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품질을 갖췄다”며 “ ‘장애인이 생산한 제품’이라는 편견을 버리고 제품 그 자체만을 봐달라”고 당부한다.

화순장애인직업재활시설에서 생산된 타월은 ‘숲정이’ 브랜드를 달고 인천공항에 납품, 공항 이용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을 예정이다. 시장 확대를 위해 군납시장 공략도 준비하고 있다.
박미경 기자 mkp0310@hanmail.net
이 기사는 화순클릭 홈페이지(xn--py2b77m0om3vf.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xn--py2b77m0om3vf.kr/article.php?aid=872372946
프린트 시간 : 2024년 10월 19일 21:3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