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새벽 4시 40분 화순군 화순읍 동구리에 발생한 산불 진화현장에 새벽부터 턱수염이 더부룩한 외국인이 삽을 들고 열심히 산불 진화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뒤늦게 현장에 도착한 산불진화대원 및 마을주민들은 진화 작업을 마치면서 참여한 외국인을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며 서로에게 물어본다.
산불이 진화된 후 열성적이고 모범적인 그 외국인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집을 수소문하여 방문했더니, “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며 독일 사람들은 내 것이 아니어도 내 것처럼 여기는 정신이 강하다”며 부인 이금자(52세)씨는 남편에 대해 소개를 했다.
남편 스티글러 후배르트(57세)씨는 독일 뮌휀 시립병원인 슈바뱅병원 내과원장(혈관학 전문박사)으로 강의를 위해 1년에 3~4차례 한국을 방문하는데, 현재는 전남대학교에 강의하기 위하여 한국을 방문하였고 부인의 연고로 마련한 화순읍동구리 저수지에 위치한 자택에 머물고 있다 한다.
사건 경위는 이러하다. 4월 18일 새벽 거실에서 부부가 차를 마시다 저수지 건너편 산 중턱에서 산불이 난 것을 확인한 후 소방서와 경찰서에 신고를 하고 밖으로 나왔는데,
새벽 운동을 나온 사람들이 구경만 하고 신고할 생각도 없이 지나가는 것을 보고 안타까워 스티글러 후배르트(57세)씨는 “누군가 시작하면 다른 사람들도 따라 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삽을 들고 제일 먼저 현장에 도착하여 진화작업을 하고 있었다.
진화 작업 30분이 넘도록 아무도 오지 않아 산속에 혼자 있다는 것과 산불 위험에 두려움을 느낄 즈음, 공무원과 산불 진화대가 도착 힘을 합하여 산불이 진화되었다.
독일에서는 산불 발생 시 1m 이상 땅을 파고 방화선을 치는데, 여기 사람들은 땅을 파지도 않고 모두가 아주 전문적으로 빠르게 방화선을 치며 산불을 진화하는 모습을 보며 감탄했다고 한다.
멀리 이곳 한국에서 그것도 전남 화순에 살면서 “누군가 앞장서서 시작하면 따라오겠지 하는” 후배르트씨의 솔선수범 의 태도에 다시 한번 감사와 존경의 뜻을 전한다.
우리 또한 살아가면서 누군가 나의 손길을 간절히 원했는데도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무관심한 적은 없었는지 자신을 돌아보면서, 다시 한번 공익을 위한 마음자세에 한국인으로서 경의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화순클릭 570yong@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