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퇴비공장’하면 악취와 환경오염의 온상 그리고 혐오시설 등의 선입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화순의 경우 지난 2009년 정부의 광역친환경농업단지 조성사업 대상지로 선정되고도 아직 첫 삽을 뜨지 못하고 있다. 반면 이 ‘퇴비공장’하나로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시너지 효과로 농업인들에게 환한 웃음과 풍년농사를 지원하는 곳이 있어 지난 25일 화순 주민과 농업인 100여명이 선진지 견학에 나섰다.
이날 100여명의 화순주민이 찾아간 곳은 전북 무주군 안성면 일원에 위치한 무주군 경축순환자원화센터. 일명 ‘똥 공장’으로 불리는 무주 반딧불 퇴비공장이다. 무주농협에서 운영하는 이 경축순환자원센터는 지난 2009년 화순과 함께 광역친환경농업단지 조성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곳으로 지금은 시설 공정률 99%에 연간 40만포(20kg)의 퇴비생산량을 육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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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 공장에 오신걸 환영합니다”라며 견학온 화순주민들을 반기는 이가 있다. 바로 무주 경축순환자원화센터를 맡고 있는 무주농협 적상지점 이항복 지점장이다. “직접 와서 보시니까 조금 이상하다고 느끼시죠? 퇴비공장이면 분명히 있어야 할 악취가 없으니... 왜 냄새가 없을까요?”라며 뜬금없이 견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이항복 지점장에 따르면 퇴비공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악취와 침출수, 그리고 해충이라고 한다. 그중 가장 큰 문제를 다시 꼽으라면 발효과정에서 발생하는 지독한 악취를 꼽는다고 한다. “이제 퇴비공장은 무조건 악취가 발생한다는 예전의 선입견은 버려야 할 겁니다, 지금은 화장실이 집안으로 들어오고 퇴비공장이 마을 정중앙에 위치하며 우주도 가는 세상이니까요“라며 시대의 변화를 강조하는 이항복 지점장. 그러면서 악취의 발생원인과 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이 지점장에 따르면 우분을 퇴비로 만드는 과정 중 악취발생의 주원인인 암모니아는 발효과정에서 나타난다고 한다. 하지만 발효과정에서 70℃의 온도와 70%의 습도, 시간당 6~7회의 산소를 일정하게 공급하게 된다면 수소이온지수(ph)11이던 암모니아가 중성인 7ph까지 떨어져 냄새가 완전히 제거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모든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곳이 바로 경축순환자원화센터라고 강조했다.
‘퇴비공장‘지역경제 활성화도 효자노릇 ’톡톡‘
무주 경축순환자원화센터를 운영하는 무주농협 적상지점 직원들은 거의 매일 찾아오는 방문객과 과도기에 들어선 친환경 관련 업무 등으로 사무실 내․외에서 항상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고 한다. 견학생들의 잦은 방문은 그에 따른 지역경제효과를 가져오기 때문.
“저희 퇴비공장에 견학 오는 조건 중 가장 기본적인 것은 무주에서 식사를 하시는 겁니다” 견학만 올 것이 아니라 왔으면 돈도 쓰고 가야한다는 것이다. 무주 반딧불 퇴비공장이 친환경 자원화시설의 선진지로 전국에서 각광받다 보니 이곳을 견학하는 시․군단위 농업인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고 한다. 이에 퇴비공장에서는 견학을 신청하는 방문객들에게 견학비외 단서조항을 달고 있다. 물론 최대 수혜자는 무주군 지역민들이고 견학비는 꽃길 조성 등 지역가꾸기 사업에 쓰이고 있다.
또한 퇴비생산량은 현재 40만포(20kg)에 육박하며 이를 포장부터 유통․배달하는 역할은 지역 주민들의 몫이라고 한다. 일거리가 없는 휴농기, 퇴비공장에서는 마을주민들에게 일인당 하루 7만원 상당의 퇴비포장과 포당 200원의 배달 용역 등을 의뢰 한다고 하니 지역민들의 칭찬이 자자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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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사업비, 퇴비에 대한 선입견 버리고 오로지 친환경만 생각해야…
“만약 국가가 망한다면 그건 분명 식량난에 의한 것일 겁니다” 이날 견학에 참여한 화순광역친환경영농조합법인 조준성 대표는 친환경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조 대표는 “화순에도 꼭 필요한 사업이지만 퇴비공장은 혐오시설과 악취라는 선입견과 정치적인 세력이 발목을 잡고 있어 사업진행이 정차되어 있는 상황이다”며 "이번 선진지 견학을 통해 직접 보고 듣고 느낀점 등을 주위분들에게 꼭 진실만 말해달라“고 간절히 호소하기도 했다.
화순의 경우 이제는 발효퇴비 생산 성공모델로 점점 자리잡아가는 무주군 경축순환자원화센터와 같이 지난 2009년 정부의 광역친환경농업단지 조성사업 대상지로 선정됐었다. 하지만 수익성이 없는 사업이다 보니 당초 사업자로 내정된 농협과 축협 등이 등을 돌리고 현재는 화순광역친환경영농조합법인에서만 사업을 진행해 나가고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자체와 주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성공모델로 만든 무주와는 달리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는 화순군과 혐오시설 및 악취 등의 선입견을 동반한 전형적인 님비현상으로 인해 경축순환자원화센터는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화순광역친환경영농조합법인에서는 선진지 견학을 통해 지역민들의 선입견을 없애고 화순광역친환경단지조성사업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이같은 프로그램을 실시한 것으로 보여 진다.
한편 무주 경축순환자원화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며칠 전 화순군청 직원 60여명이 이곳 퇴비공장을 방문했지만 견학비가 아까워서였는지 정작 중요한 사업설명은 듣지 않고 주변 냄새만 맡고 간적이 있었다”며 “사업지원자 역할인 지자체의 그런 소극적인 모습을 봤을 때 화순은 지역민과 농민들에게 꼭 필요한 광역친환경단지조성사업 실행에 많은 역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화순뉴스 제공 570yong@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