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회 화순군민의 날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먼저 수개월 동안 공직자와 주민들이 흘린 땀의 결실이 성공으로 이끈 것으로 보인다.
군민의 날 행사는 군민들을 위한 잔치가 돼야 한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절실하게 피부로 와닿다.
그간 군민의 날 행사를 보면 화순의 현실을 파악하지 못했다. 화순은 최근 급격히 노령화로 치닫고 있다. 그런데도 군민의 날 행사 프로그램은 옛날을 고집했다. 그동안 축구 배구 씨름 등 젊은이들의 힘과 기술을 요하는 종목이 주를 이뤘다. 노인들은 관전마저도 힘겨운 경기들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번 군민의 날 행사는 오자미 넣기 줄다리기, 150m 장애물계주, 윷놀이, 제기차기, 훌라후프 돌리기, 고무신 멀리차기 등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편성 운영했다. 이는 보다 많은 군민들을 행사장으로 발길을 유도한 데다 함께 즐길 수 있어 웃음꽃을 피우게 했다.
특히 역대 최고의 주민이 참여한 행사였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행사 주관 측 추산 1만 명의 주민이 행사장을 찾은 것은 군민을 대상으로 한 단일행사 중 대단한 인파가 아닐 수 없다.
다소 아쉬움이 있다면 입장식에 너무 많은 부문을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군민의 날은 말 그대로 군민을 위한 날이다. 그런데 이 행사를 준비하면서 읍면 직원 뿐 아니라 주민들이 가장 고초를 겪는 것이 입장식 때 가장행렬이다. 또한 가장 많은 경비가 소요되는 것도 현실이다.
볼거리도 중요하지만 운동장 한바퀴를 도는데 길게는 수개월을 준비하고 수백 명이 동원되는 것보다 더욱더 알찬 프로그램으로 내실을 기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다.
우리는 이번 군민의 날 행사를 보면서 굵은 빗방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행사장을 지키는 주민들을 봤다. 이같은 행사의 성공은 입장식이 아닌 군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알찬 프로그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입장식 가장행렬을 대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면 수개월을 힘들이며 준비하는 노고를 덜어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가장행렬에 소요되는 경비를 줄여 더 많은 혜택이 주민들에게 고루 돌아가는 것은 당연하다. 한번쯤 고민해 봐야 할 문제다.
군민의 날 행사에서 피운 웃음꽃이 군민화합으로 이어지길 간절히 기대해 본다.
마지막으로 굵은 빗방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행사장을 지켜준 군민과 그동안 행사준비에 전력을 다해준 행사관계자 주민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화순군의원 강순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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