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보증수표 ‘이세돌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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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보증수표 ‘이세돌 쇼’

이길 때도 질 때도 ‘한 편의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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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쇼’는 즐겁다. 이길 때도 극적이고, 질 때도 드라마틱하다. 그래서 스타다. 나이는 서른이 넘었지만, 바둑판에서는 변함없는 아이돌 스타다. 타고난 ‘끼’로 흥행을 보증한다.

#1. 6월 5일 중국 갑조 리그 6라운드. 광시(廣西)성 팀의 산둥(山東)성 팀의 주장전, 대국자는 이세돌 9단과 장웨이제 9단(23). 이 9단이 흑을 들었다.

미세한 종반, 명운이 반집에 걸렸다. 이미 승부는 종착역 플랫폼에 들어온 상황에서 중앙과 좌하귀에 반패 하나씩 남아 있을 뿐이었다. 하나씩 따내고 이으면 그걸로 끝. 그러나 두 사람은 따고 이어 끝내지를 않고 우변의 양패를 주고받으며 반패 랠리를 계속했다. 반패 둘과 양패, 그래서 4패가 되고 바둑은 276수에서 무승부가 되었다.

4패 빅. 남들은 평생에 한 번도 어렵다는 ‘4패 빅’을 이세돌 9단은 최근에만 벌써 두 번째다. 이 9단은 2012년 제17회 삼성화재배 32강전에서 구리 9단과 만나 백을 들고 싸우다가 163수에서 4패를 연출하면서 무승부를 기록했고, 재대결에서는 구리 9단이 흑을 들고 219수 만에 불계승을 거두었다.

이번에도 무승부로 판정된 바둑에서 각자 남은 시간을 갖고 재대결을 벌였는데, 장웨이제 9단이 백을 들고 260수만에 불계승을 거두었다.

#2. 6월 5일 대국 열흘 전, 5월 25일 중국 윈난(雲南)성의 이상향, 햇살 밝은 날이면 만년설의 칼날 같은 준봉이 너무 눈부셔 눈을 뜰 수 없는 해발 3400미터의 고원 샹그릴라에서 벌어진 ‘세기의 대결 - 이세돌 : 구리 10번기’의 제5국. 제4국까지 스코어는 2 대 2, 전반전의 분수령이었다.

이세돌 9단은 흑을 들고 초반부터 동에 번쩍, 서에 번쩍 국면을 능기의 난전으로 이끌어 포인트를 쌓아 나갔고, 막판에 구리 9단이 던진 사소한 ‘끝내기성’ 젖힘조차 용서하지 않고 맞받아쳐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국후 검토 결과는 실전의 흐름과는 달랐다. 달라도 크게 달랐다. 이 9단이 맞받아친 것은 과민반응이었고, 거기서 구리 9단이 조금 더 생각했더라면 오히려 이 9단이 벼랑으로 몰릴 뻔했다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9단은 백에게 통렬한 반격이 있었다는 사실을 끝까지 몰랐던 것 같고, 구리 9단은 잠시 후 깨달았던 것 같다. 깨달았기에 괴로웠을 것이고, 자책했을 것이다. 이후 구리 9단이 스스로 무너진 것은 그런 자책감에 평상심을 유지하기 어려웠던 탓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성룡 9단의 관전평이다.





화순클릭 570yong@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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