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박주선 최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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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박주선 최고위원

"동북아 경제블록 건설로 국가 경쟁력 구축"

민주당 당원동지들과 산행을 하다 화이팅을 외치고 있는 박주선 최고의원
 
민주당 박주선 최고위원은 일명 '오뚝이' 정치인으로 불린다.

서울대 법대 졸업, 사법시험 수석 합격, 서울지검 검사, 대통령 법무비서관, 16대, 18대 국회의원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그에게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별명이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보성 출신인 박 최고위원은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피를 팔아 등록금을 마련해 학교를 다녔으며 삼수 끝에 서울대 법대에 들어갔다. 그 후 사법시험에 수석합격하며 국민의 정부 시절 고 김 전 대통령의 총애를 한 몸에 받아 청와대 법무비서관 자리에 발탁되며 '탄탄대로'를 걸었다. 하지만 그게 오히려 '禍'가 됐다.

1999년 '옷로비'사건 연루로 구속돼 무죄판결을 받은 그는 2000년 국회의원에 출마해 당선됐지만 국민의 정부시절 청와대에 있으면서 나라종금 퇴출로비 사건과 현대건설 비자금 사건에 연루됐다는 혐의를 받으며 또 2차례 구속되는 역경을 겪었다. 결국 모든 혐의가 벗겨졌지만 그가 겪은 시련의 시간만 햇수로 7년여에 달한다.

그러나 박 최고위원은 이 시간들을 자신을 가다듬는데 사용했다. 어떤 사람을 만나든 비관적인 시선을 배제하고 따뜻한 마음과 배려하는 습관을 가지게 됐다.

특히 역경과 고난속에 배운 '인정'과 '배려'는 그를 광주ㆍ전남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거듭나게 했다.

광주지역 정가에서는 '주위 사람의 애경사를 잘 챙기고 당원들과 희노애락을 함께 한다'고 해 가장 '정'이 많은 정치인, 으로 불리며 친화력의 대명사가 되고 있다.

이 때문인지 18대 총선을 한달도 채 안남기고 지역구를 화순ㆍ보성에서 광주로 바꿔 출마했는데도 88.7%이라는 경이적인 득표율을 기록하며 당선됐다.

질긴 정치역정을 보여준 그는 요즘 큰 정치를 펴려고 한다.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동북아위원회'를 만들어 국내 정치가 아닌 국제적으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 방안 등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하고 있는 셈이다.


민주당 박주선 최고위원(사진 왼쪽)이 이승범 본보 편집국장과 함께 다음달 7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하는 동북아위원회 회의에 대한 의미와 배경을 이야기하고 있다. 최기남기자 bluesky@
 

다음달 7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첫 동북아회의 준비에 여념이 없는 박 최고위원을 28일 오전 광주시 동구 학동 민주당 광주 동구 지역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동북아위원회를 창립한다고 들었다. 명칭부터 생소한데 어떤 취지로 만드는건가.

△역사ㆍ지리학적으로 밀접한 한국, 중국, 일본은 교류와 협력을 해야 한다. 특히 최근 유럽 등에서는 정치ㆍ경제적 관계가 깊은 여러 나라가 결집해 경제교류를 하는 '블록경제'를 통해 공동 번영을 추구하고 있는데 반해 아시아지역은 교류가 상대적으로 활발하지 않아 국가 경제발전 측면에서 불리한 측면이 있다. 한국은 세계경제 10위권 안에 드는 경제대국이지만 무역에서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동번영체를 만들면 국가적 이익도 발생하고 동북아 평화 초석을 깔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런 일이 국가차원에서 이뤄지면 좋지만 아직 큰 움직임이 없는 것 같아 민간차원에서 동북아 하나되기 운동을 하자는 구상을 해봤다. 이제 시작하는 단계라 아직 중국, 일본과 구체적인 논의는 진행하지 못했다. 그러나 조만간 중국과 일본에도 협조 요청을 해 유사한 조직을 만들 생각이다.

-7월 7일 위원회 주관으로 회의를 개최한다고 들었다.

△한ㆍ중ㆍ일이 중심이 되는 동북아의 평화정착과 경제 공동체 건설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3개국 전문가와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회의를 준비했다. 이번 회의는 '동북아의 안보와 평화체제 구축방안' '동북아의 경제공동체 구축방안' '동북아 평화번영과 한국의 역할' 등 3개 주제를 놓고 발제와 토론 등을 벌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첫 회의가 3개국의 문화적 동질성을 중심으로 보다 긴밀하게 교류ㆍ협력하고 경제성장 기폭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제 규모 회의는 일반적으로 수도권에서 개최되는 사례가 많다. 굳이 광주 개최를 추진한 이유가 있나.

△광주ㆍ전남은 중국, 일본과 지리적으로 매우 가깝다. 또 광주는 민주ㆍ인권ㆍ평화도시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 이 상징성을 토대로 주목할만한 운동을 전개하는 것이 큰 의미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동북아 경제공동체, 평화조성운동의 취지는 광주의 성격과도 적절히 부합한다. 이런 점을 고려해 회의 개최 장소도 김대중컨벤션센터로 정했다.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동북아 평화를 주창해왔다. 김 전 대통령의 뜻과 회의의 주제가 딱 맞아떨어진다 싶었다. 게다가 최근 일본에 대지진이 발생하면서 일본 기업들이 지진 안전지대인 남해안쪽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회의차 광주ㆍ전남을 찾았다가 남해안쪽에 투자도 할 수 있지 않겠나. 투자까지 이뤄진다면 일석이조다.

-구체적인 활동 계획이 있다면.

△일단은 토론회를 성공리에 마치는 것이 목표다. 동북아 3개국 석학들이 한자리에 모여 협력ㆍ실천방안을 논의하다보면 구체적인 정책은 자연스레 나오게 돼 있다. 실현 가능한 정책 제안이 있으면 정책을 만들고 입법절차를 거쳐 정부에 건의할 생각이다. 동북아위원회는 한국에서 만든 조직이지만 민간운동이므로 한국에서만 개최할 것이 아니라 중국, 일본 등을 순회하며 토론회 등을 개최해 분위기를 확산시킬 것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동북아 EU를 만든다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좀더 나아가 생각하면 남북통일이 이뤄지면 동북아 경제블록이 엄청나게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평화가 위협받고 있는 상태라 구체적으로 추진하기는 이른 감이 있지만 통일 전까지 한ㆍ중ㆍ일과 북한이 국제회의를 통해 교류를 하고 논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

-대중의 관심을 유도하는 것도 큰 숙제인데. 외연확대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민간운동은 참여자가 많을수록 활성화된다. 현재 위원회 구성인원이 2000여명 정도다. 수적으로 많은 것은 아니지만 언론계, 학계, 종교계, 노동, 산업계, 문화예술계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이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을 중심으로 사회적 여론을 주도하고 미래 발전계획을 제시할 것이다. 또 이들이 가진 지식을 나누는 노력도 할 계획이다. 계층과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문턱 낮은 조직이 목표다.

-정치 이야기를 안하고 넘어갈 수가 없다. 일방통행하고 있는 MB정부에 대한 민심이 사납다. 그런데 민주당 역시 이런 상황에 맞서 호남을 대변하는 목소리를 내는 이가 별로 없다는 평가다. 그런 측면에서 박 위원에게 거는 기대가 많은데.

△DJ 이후 걸출한 정치인이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나 역시 역량면에서는 DJ에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앞으로도 DJ처럼 무게있는 정치인이 나타날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인들은 먼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위기 대처능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호남 지역민은 부족한 정치인을 '묘목'처럼 키워줬으면 한다. 정치인도 나무와 같아 묘목을 심어 물주고 거름주고 가지치기를 해야 열매를 맺는다. 능력, 자질, 성실, 정직 등을 보고 장래가 있다고 판단되면 묘목을 키우는 정성으로 지켜보고 보살펴달라. 그래야 좋은 정치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

-최근 민주당도 여러 변화를 겪고 있다. 앞으로 어떤 변화가 더 있을 것으로 보나.

△선명한 야당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이 우선이다. 현정권에 대해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정책 능력을 갖추고 국민에게 약속하면 반드시 실현하는 신뢰를 보여줘야 한다. 민주당도 이제는 이념의 늪에서 빠져나와 어떤 정책과 역할이 실질적으로 국민, 국가에게 이익을 주고 미래 행복을 가져올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때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떻게 가야한다고 보나.

△낡은 대한민국을 청산하고 건전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작은 힘이지만 국민과 나라를 위해 역할을 해야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부단히 노력할테니 관심을 가지고 부족한 점은 채울 수 있도록 사랑을 줬으면 한다. 피를 팔아 등록금을 마련해 학교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을 수석합격해 선망의 눈으로 보는 이들이 많았지만, 시련도 많았다. 시련을 겪으며 느낀 것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는 가난이 평생 벗어날 수 없는 짐이 되거나 죄없이 억울한 삶을 사는 이들이 없도록 해야 겠다는 것이었다. 대한민국의 신문고가 되겠다. 나아가 대한민국을 신문고로 만들겠다. 지켜봐달라.
 
◆약력
△1949년 전남 보성
△광주고등학교 졸업
△서울대 법학과 졸업
△사시 16회
△서울지검 검사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
△대통령비서실 법무비서관
△16, 18대 국회의원(전남 보성ㆍ화순, 광주 동구)
△광주 동구 지역위원장
△민주당 최고위원
△남북관계발전특별위원회 위원장


광남일보 제공 570yong@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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