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읍에 위치한 화순고인돌전통시장, 매월 3일과 8일에 장이 열린다. |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상설화를 공표했고, 2012년부터 현대화사업이라는 명목으로 200억여원이 투입됐지만 상설화는 요원하다.
시장현대화는 단순히 시장을 찾는 고객을 늘려 전통시장상인들의 매출을 올려주자는 차원에서 시작된 사업이 아니다.
대형마트 등에 익숙한 젊은 세대를 시장으로 끌어들여 노인 위주의 고객에서 벗어나 다양한 계층을 고객으로 확보해 전통시장을 관광자원화하여 지역경제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추진됐다.
시장 상설화는 고인돌전통시장이 2015년 중소기업청에서 공모한 관광과 쇼핑이 가능한 문화관광형시장으로 선정되면서 공론화됐다.
화순군은 대표축제인 화순힐링푸드페스티벌 기간에 야시장과 낮장을 운영하고, 매주 토요일 야시장을 운영하다가 2017년부터 상설화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내놨다.
이를 위해 홍어전문음식점 등이 위치했던 장옥들을 헐어 2층 복합센터를 짓고 주차장도 확충했다. 시장의 명칭을 ‘화순5일시장’에서 ‘화순고인돌전통시장’으로 바꾼 곳도 시장 상설화를 위한 수순이었다.
타 지역 시장과 차별화된 시장으로 육성하겠다며 흑염소, 다슬기, 검은콩, 검은쌀 등 화순에서 생산되는 검은색 재료를 이용해 시장을 대표할 ‘블랙푸드’를 개발하기도 했다.
당시 14개 점포에서 산약초등갈비찜, 검정깨 호박전, 흑염소탕 등 21종의 블랙푸드를 개발해 선보였지만 ‘블랙푸드’를 기억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이후 시장 상설화는 ‘아케이트 및 지붕개보수 등 시장현대화사업을 마무리한 이후’라는 핑계로 2018년으로 미뤄졌고, 언제부턴가 ‘상설화’는 기억에서 잊혀진 단어가 됐다.
하지만 최근 고인돌전통시장 주변에 총 1천여세대 규모의 현대 1차와 2차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상설화의 필요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시장 상설화를 통해 아파트 주민들을 주고객층으로 확보하고, 지역자본의 외부유출을 막는 동시에 지역민 뿐 아니라 외지인들이 관광과 쇼핑을 겸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다.
시장 인근 남산공원이 연중 꽃을 피우는 생활 속 공원으로 변신하고,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최신영화 관람이 가능한 작은영화관과 어린이들을 위한 그림책 놀이터 등이 들어서면서 고인돌전통시장의 상설화를 통한 관광자원화 가능성에 힘을 보탠다.
시장 상설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변화하고자하는 상인들의 의지와 시설투자 위주에서 벗어나 고객유치를 위한 실질적 행정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상가를 개인 창고 정도로 여기고 개점휴업상태로 방치하면서 시장분위기를 흐리는 일부 상인들의 의식 변화도 요구된다.
한편 화순에는 능주, 이양, 사평, 동복, 춘양, 화순고인돌 등 5개의 전통시장이 있다.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화순고인돌전통시장은 1964년에 설립, 3일과 8일에 장이 서는 5일시장으로 80여개의 상가와 200여개의 노점이 입점해 있다.
박미경 기자 mkp031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