괄목할만한 성과에 대한 욕심을 내기보다는 안정적 경영을 통해 여느 농협보다 여건이 어려운 이양청풍농협이 오래도록 지역경제의 구심체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농협에서 잔뼈 굵은 농협전문가
안상섭 조합장은 농협에서 잔뼈가 굵은 농협전문가이다. 1984년 농협직원공채시험에 합격한 이후 34년을 농협에서 근무했다.
안 조합장은 이양청풍농협 전무로 근무하던 중 문기철 조합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사직하자 2018년 1월 명예퇴직한 후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농협을 보다 강건하게 하기 위해서는 농협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출사표를 던졌다.
1년 남짓한 짧은 기간이었지만 조합원들의 전폭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다음해 치러진 전국동시조합장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 3년째 이양청풍농협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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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작목 ‘참깨’로 활력…‘진향참기름’
이양청풍농협은 ‘참깨’를 통해 활력을 찾고 있다. 농지가 적고 고령화가 심각한 지역의 특성을 살려 화순군과 손잡고 특색작목으로 ‘참깨’를 선정, 농민들이 판로 걱정없이 안심하고 농사를 지으며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올해 병충해에 강하고 다수확이 강한 참깨를 11.6ha 면적에 심었다. 계약재배를 통해 수확한 참깨는 시중보다 높은 가격에 전량 수매가 이뤄진다. 가공과 유통, 판매도 농협이 책임진다.
산 좋고 물 좋은 이양청풍에서 농민들이 정성스럽게 키운 100% 국산참깨로 만들고, 농협이 품질을 보증하는 이양청풍농협의 ‘진향참기름’은 이름처럼 고소하고 진한 향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끌면서 새로운 소득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어려운 여건…성장보다는 안정
이양청풍농협은 화순관내 지역농협 중에서도 여건이 어렵다. 화순에서도 가장 고령화가 심각하다. 지난 7월말 기준 65세 이상 노인비율은 이양면이 48%, 청풍면이 51%다.
고령화 비율이 높다보니 새로운 경제사업을 추진하려고해도 따라오기 어렵다. 지역에 내세울만한 규모가 큰 기업도 없는데다 인구유입도 어렵다보니 신용이나 판매 사업을 통한 수익창출에도 한계가 있다.
홍수조절지와 호남119특수구조대, 대형유리하우스 등이 들어서면서 상당한 면적의 농지를 잃으면서 조합원들의 소득도 줄었다.
거의 모든 세대가 조합원인 농촌에서 농협의 위기는 조합원들에 대한 각종 혜택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에 안상섭 조합장은 ‘성장’보다는 ‘안정’ 위주의 경영전략을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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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농협을 이용해 주세요”
안상섭 조합장은 갈수록 늘어나는 조합원들의 욕구를 다 수용하지 못해 늘 죄송스럽단다. 어느 농협보다 풍족한 혜택을 제공하고 싶은데 여건이 따라주지 못해 송구하다.
하여 원만한 대인관계를 통해 쌓은 폭넓은 인맥을 적극 활용한다. 안상섭 조합장은 이양중고등학교 동창회와 향우회 등에 입버릇처럼 “고향 농협을 적극 이용해 달라”고 말한다.
시골농협이지만 있을 건 다 있는 고향농협 하나로마트를 통해 명절 등에 고향에 계신 부모님과 지인들에게 선물할 각종 물품을 구입하고, 농협의 배달시스템을 이용해 전달, 농협에 힘을 보태달라는 요구다.
▲어렵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새로 들어서는 장흥으로 향하는 4차선 도로 주변에 주유소를 이전, 새로운 수익 창출 여건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보성과 장흥으로 가는 길목에 주유소와 함께 지역농특산물을 판매하는 매장을 개설, 보성과 장흥으로 향하는 관광객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이겠다는 바람이다.
안상섭 조합장은 “상황이 어렵지만 이양청풍농협 조합원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농협에 의지해 농사를 짓는 조합원들을 생각하면 어렵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며 “ ‘농협의 존재 이유는 농민’이라는 말을 가슴에 새기며 조합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화순지역 6개 농협 조합장 협의회 회장으로서 각 농협의 현안을 공유하고 소통하며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상생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도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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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경 기자 mkp031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