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이 주도 할 농업 비즈니스의 르네상스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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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이 주도 할 농업 비즈니스의 르네상스를 꿈꾸며

(주)바리오화순 대표이사 김창호 기고문



필자는 지난 9월 25일부터 10월 2일까지 일본의 농업 비즈니스를 가까이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을 보내고 돌아왔다.

일본 역시 우리와 유사한 농업인구의 감소와 노령화 그리고 깊은 경제 침체를 경험한 바, 그들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고 농촌과 연계한 농촌관광 프로그램을 직접 보고 배우기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8박 9일 동안 일본 각지에 머무르면서 일일 평균 3~4개소의 기관과 시설들을 둘러보면서 주로 ‘바리오화순’이 표방하고 있는 지역의 생산기반과 인적, 물적 인프라를 활용한 지역 연계 농업 비즈니스를 염두에 두어 꼼꼼히 살펴보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주 잘 구성된 농업 비즈니스 성공사례를 경험하니 부러운 마음도 든 반면, ‘바리오화순’이 생각하고 있는 방향이 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확인하게 되어 부러움과 기대감이 교차하는 유익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 중 필자가 가장 인상 깊게 참관한 곳으로 규슈 오이타현 산골에 위치한 오야마(大山)농협, 아소팜랜드 그리고 미에현의 모쿠모쿠농장을 들 수 있겠다.

이들 세 곳의 운영현황이나 시사점은 이미 국내에도 적지 않게 알려져 있고 각각의 내용을 기술하자면 그 분량이 적지 않아 이 글에서는 필자의 관점에서 느낀 점을 몇 가지만 기술토록 하겠다.

첫 번째로 세 곳은 모두 위에서 말한 것처럼 지역농업 인프라를 적절하게 활용한 곳이지만 공통적으로 ‘농업이 국가의 근간’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 역시 우리와 마찬가지로 농촌인구가 급속도로 감소하고 있고 그나마도 대부분이 고령자라 많은 어려움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농업만큼은 포기할 수 없는 일본의 뿌리’라는 인식으로 인하여 정부, 지자체 및 관계기관이 정책을 수립할 때 늘 우선순위에 둔다는 것이다.

또한 그들의 정책과 지원은 목전의 이익에만 국한하지 않고 장기간의 포석으로 지역농업의 기본적인 체질을 강화하고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정책을 편다는 것이다.

국내의 적지 않은 농업 전문가들은 정부나 지자체의 근시안적이고 선심성 지원정책이야말로 우리 농업의 경쟁력과 체질을 약화시키는 핵심이라고 꼬집고 있다.

‘農者는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서도 가장 큰 근본’이라 했다. 세상의 모든 일이 중하지 않은 일이 없겠지만 우리의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업이야말로 중요하고 대단한 일이다.

오먀마농협의 담당자는 필자가 포함된 일행들에게 브리핑을 하면서

“지역 면적 중 30%에 그치는 경작면적과 인구 7만의 산골에서 어떻게 하면 도시 근로자처럼 꾸준하게 소득을 창출하여 도시의 젊은이들을 오야마로 오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고 말하면서 새송이버섯과 같은 품종을 최초로 개발하고, 일촌일품(一村一品)운동을 주도하고, 농가 레스토랑과 로컬푸드 마켓을 운영하게 된 노하우를 알려주었다.

상황이 이 정도라면 현재의 성공에 안주할법한데도 오야마농협은 현재 대만과 한국농업의 성장과 일본 내 지자체들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새로운 사업계획을 진행 중이라며 온화한 웃음 뒤에도 우리 일행들에 대한 경계를 숨기지 않았다.

두 번째, 위의 세 곳은 모두 작물의 생산에 그치지 않고 부가가치 제고와 다양한 계층의 소비자들의 구매 촉진을 위하여 농업과 성격이 다른 사업들과의 융합을 실천하고 있다는 점이다.

농업의 가장 기본적인 작물재배와 이와 연계한 숙박, 체험, 교육, 식음 및 온라인을 포함한 판매 시스템 등으로 농한기와 농번기가 따로 없이 농가는 꾸준한 소득을 올리고 시설 운영사 측은 안정적인 수급을 확보하는 윈윈 비즈니스를 실천하고 있었다.

우리의 경우 어느 해에는 채소나 과일이 자연재해 등으로 매우 비싼 값에 팔려 농가가 꽤 재미를 보지만 또 어느 해는 생산량이 많다거나 풍작 등으로 가격이 폭락하여 심각한 사회이슈가 된 적이 자주 있어왔다.

일본 역시 농업의 이러한 태생적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하여 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산업으로서의 위용을 갖추기 위하여 연관 산업과의 융합으로 꽤나 안정적인 산업적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이웃 일본의 사례를 경험하고 난 이후에 얻은 자신감을 말하고 싶다.
필자가 열거한 위의 세 곳 모두 기존 사례에 얽매인다거나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또한 이러한 차별성을 향한 열망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오늘의 성공 사례를 창조했다.

‘바리오화순’ 역시 그간 행해져왔던 정형화 된 리조트 시설 한 구석에 화순의 농산물을 진열하는 단편적 연계는 단호히 타파하고자 한다. 리조트를 찾은 고객들로부터 당장의 이익은 얻을 수 있겠으나 대형마트나 백화점이 즐비한 도시의 소비환경에 장기적으로 절대 승산이 없는 싸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형화 된 리조트가 아닌 화순의 인프라를 새로이 배열하여 화순의 농업 인프라, 발효인프라가 녹아든 새로운 사업구조를 창출하고자 한다.

더불어 ‘바리오화순’을 필두로 화순의 농업 비즈니스도 ‘신토불이’식의 애향심에만 호소할 것이 아니라, 대형마트나 백화점들이 따라 하기 힘든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과 건강, 여가, 문화, 환경, 교육 등 농업이 보유한 방대한 확장 가능성을 활용한 농업 비즈니스의 새로운 신화를 창조할 것이다.

자신을 백제의 후손이라 소개한 미생물학자이자 120년 전통의 종균개발사 주식회사 아키타 곤노의 대표인 히로시 곤노 박사는 일행들과의 만남에서 다음과 같이 얘기를 했다.

“우리의 사훈은 온고지신(溫故知新)입니다. 아시다시피 새로운 것은 멀리 있지 않고 늘 접하던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며 “사물을 바라보는 작지만 새로운 시선이 종종 역사를 바꿉니다. 바리오화순의 새로운 도전에 찬사를 보내며 의미 있는 행보를 기대하겠습니다.”

멀리서 자신을 찾아준 손님에게 형식적인 덕담이나 할 줄 알았으나 멀리 타국에서 뭔가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자 하려는 필자의 마음을 들킨 것 같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여정을 돌이켜 보건데 분명 우리보다 먼저 길을 걸어가며 새로운 농업 비즈니스를 일궈낸 그들에게 부러움이 컸던 것은 숨기기 어려운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으로 돌아오는 내내 ‘바리오화순’을 계획하면서 세웠던 여러 구상들이 허망한 몽상이 아니라 화순을 더 잘살게 하고 상생하는 현실적 대안 이라는 자신감이 그들에서 느낀 부러움보다 더 큰 수확이었다.

비교적 긴 여정이었지만 필자가 부재 중 추진사항을 점검하고 새로운 일들을 다시 진행한다는 생각들로 여독을 느낄 여유가 없었다.

반드시 화순은 한국 농업의 르네상스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며 ‘바리오화순’은 이의 첨병으로서 소임을 다 할 것이기 때문이다.
화순클릭 570yong@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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